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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은행권…한 번 데인 ‘채용비리’, 재발방지 어떻게 하나

[머니데일리 김서연] 신입행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학교·연령·성비 등에 특혜를 줘 채용비리로 곤혹을 치뤘던 은행들이 채용시장 문을 가까스로 다시 활짝 열었다.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만 올해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채용비리에 제대로 데인 은행들이 전철을 밟지 않도록 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로 관심이 옮겨갔다. 채용비리로 입사한 지원자들의 대부분이 여전히 재직 중인 상태여서 추후 이같은 지원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은행들의 채용을 막는 요소였던 채용비리 검사가 일단락된 영향이 크다. 지난 11일 가장 늦게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온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캐피탈·신한생명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마저 임원 자녀를 대상으로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의혹’이라는 불확실한 상태 아래 묶였던 채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명예퇴직으로 많은 직원들이 짐을 쌌고, 문재인 정부 들어 전반적으로 채용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하반기 은행권 채용문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은행들의 채용 계획에서는 ‘몇 명을 뽑을 것인지’가 화두였으나, 시기가 시기인지라 이번만큼은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원자를 뽑을 것인지’가 주목을 받게 됐다. 하반기 공채가 사실상 은행들이 저마다 내놓은 ‘깨끗한 채용’의 첫 시험대가 된다는 얘기다.

가장 먼저 가이드라인을 만든 곳은 우리은행이다. ‘매’를 먼저 맞은 만큼 사후 대책도 신속히 마련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재발방지에 착수한 결과다.

우리은행은 비리 없는 공정한 채용을 위해 무려 7중 안전장치를 도입했다.

채용 전 과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고 채용자문 위원회를 신설해 채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여기에 ‘은행 고시’라고 불리던 필기시험을 도입했다. 실무자로 구성된 1차 면접 위원의 절반을 외부 전문가로, 임원급으로 구성된 2차 면접 위원의 절반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사소한 채용청탁이라도 바로 면직할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만들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에 더해 우리은행의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채용비리 방지 대책을 수립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 11일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온 후 2영업일째여서 아직 논의를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예정돼 있는 채용을 좀 더 구체화하고, 채용비리로 어수선해진 내부를 추스른 뒤에야 사전 예방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금고 유치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고 지난해 하반기과 올해 상반기 명예퇴직으로 700~800명가량의 공백이 생겼다”며 “상반기 신한은행 채용 인원은 300여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에 대한 부분만 세부적으로 확정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필기시험 외에는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이 마련되고 난 이후에나 세부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필기시험을 강화할 방침만 정한 상태다.

검사 결과도 나왔고, 재발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은행마다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금감원에서 검찰로 공이 넘어가면서 이제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앞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줄줄이 구속된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최고경영자는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어도 모든 것에 걸면 걸릴 수 있는 위치”라며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전 행장이 채용비리와 연루되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옷을 벗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특히 채용은 사회 전반적으로 공감과 공분을 쉽게 살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온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은행들이 이제야 채용 기준을 부랴부랴 강화한 것이 채용 청탁을 받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점수로 객관화 되는 필기시험도 추가되고 외부인사까지 서류나 면접과정에 참여하게 되니 청탁을 하기도 한층 어려워졌고 청탁을 받는 사람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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