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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붕괴②]바이오 관련주, 어디로 가나?

[머니데일리 김지호]제약·바이오주(이하 바이오주)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박스피(코스피+박스권) 탈출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업황 고점 논란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이오주는 여전히 증시와 개인투자자의 희망이다.

‘라이벌’로 여겨졌던 가상화폐가 각국의 규제 등으로 주춤한 데다, 문재인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당분간 오름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을 본격화할 채비를 하면서 수급에 민감한 바이오주의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이런 우려에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산만하게 움직였다. 지난달 30일 장중 932.01을 찍었던 데에 비하면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본사/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 본사/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에 육박하는 등 고평가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에 이어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잇따라 경고를 보낸 이유기도 하다. 특히 외국계 IB는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바이오 종목의 연구·개발(R&D)비 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R&D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보다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도이체방크 측은 셀트리온에 대해 “무형 자산으로 처리한 R&D 비용을 빼면 셀트리온의 실제 영업이익률은 57%(2016년 기준)가 아닌 3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3분기까지 R&D비의 자산화율은 76.0%에 달한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바이오주 R&D 비용 회계 처리에 대한 감리를 진행하면서 언제든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바이오주에 큰 리스크다. 바이오 기업 측은 회계법인 감사를 통해 문제없이 처리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투자자의 혼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 등 바이오 복제약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에서 문제될 소지가 크다. 신라젠 측은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아예 R&D비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기업의 자의적 판단으로 투자자의 착각이나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금감원 측도 이번 감리를 통해 일정한 기준을 세워나가겠다는 의도다.

자료=박동흠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블로그/그래픽=이석인 기자
자료=박동흠 회계사 블로그/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등 R&D비를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는 6가지 기준이 있지만, 사실상 기업 자의적으로 결정한다”면서 “미국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및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승인 전까지는 다 비용으로 처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R&D비 회계처리를 놓고 바이오주 양대 축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셀트리온 열성 주주들은 회사 입장과 마찬가지로 회계 처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지지하고 있다. 12개월 예상 PER이 200배를 넘길 정도로 더 고평가된 건 삼성바이오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 측은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신약 개발 업체가 아니어서 R&D비 처리에 문제가 없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셀트리온에 비해 양심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R&D비 자산화율이 30%대(지난해 3분기 기준 36.5%)에 불과해 70%대인 셀트리온에 비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실적이 왔다갔다 할 수 있어 확실한 회계 기준이 필요하지만, 명확하게 이를 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로 자산화할 수 있는 시기가 차이가 있는데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신약별로 성공확률이 달라서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임상 2상’ 등과 같이 특정시점을 일괄적으로 R&D비의 자산편입 기준으로 삼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어 세계적으로도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는 것”이라면서 “기업은 감리가 들어와도 자산으로 인정받을 만큼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고 투자자도 기업을 충분히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스닥에서는 알리코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 상장이 흥행에 성공했다. 엔지켐생명과학과 오스테오닉이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는 등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호 기자  better502@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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