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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의 시저스킥] 슈퍼매치 흥행에 찬물 끼얹은 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KFA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KFA 제공.

[머니데일리 박종민] ‘오후 2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장의 입장 표명 기자회견 개최.’

지난 19일 오전 9시 1분. 축구협회는 축구 담당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흥행카드인 슈퍼매치 미디어데이가 예정돼 있었다.

곧 정몽규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 예고 보도가 쏟아졌고,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대한 관심의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렸다.

황선홍(49) FC서울 감독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경기를 통해 침체된 한국 축구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서정원(47) 수원 삼성 감독도 “슈퍼매치는 어느 상황에 놓여 있어도 몰입도가 있는 경기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한국 축구의 맏형 격인 축구협회가 슈퍼매치 흥행에 초를 친 셈이 됐다.

21일 열린 슈퍼매치는 양 팀의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슈퍼매치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7,257명이 입장했다. 주말에 열린 데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상 25도로 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 만원 관중의 절반도 채 못 미치는 관중이 경기를 보러 왔다. 과거엔 4~5만 명에 육박했지만, 최근 1~2년간은 3만 관중이면 흥행했다고 본다. 2만7,257명이라는 관중 수가 크게 부진했다고도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대만큼의 썩 좋은 수도 아니다.

매 시즌 빠짐없이 슈퍼매치를 보러 간다는 전모(29)씨는 “경기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우선 주변에서도 슈퍼매치를 얘기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의 상황도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국 축구 침체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축구협회가 진다. 축구협회는 최근 대표팀 성적 부진과 거스 히딩크(71) 감독 부임설, 고위 관계자 등 직원들의 부적절한 카드 사용 등으로 휘청거렸다. 축구협회는 의아하게도 한국 축구의 남아있는 흥행카드 슈퍼매치 마저 묻히게 하는 처사를 보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슈퍼매치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은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주최한 것이다. 연맹에선 장소만 빌려줬기 때문에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축구연맹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연맹 차원에서 말씀 드리기엔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FC서울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가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K리그 최고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해 구단이 하나 돼 최선을 다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와 K리그에 힘을 실어 주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축구협회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지만, 꼭 같은 날 기자회견을 했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과 서운함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축구계의 맏형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회장의 기자회견을 19일에 열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23일 통화에서 “기자회견 일정은 슈퍼매치 미디어데이 하루 전인 18일 결정됐다”며 “내부의 보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정 회장님의 출장 일정을 고려한 결정인 것 같다. 회장님은 회사 일로 20일부터 이번 주까지 해외출장이 잡혀 있다”고 언급했다.

한준희(47) KBS 축구해설위원은 위기의 한국 축구와 관련해 합리성과 소통, 정신재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축구협회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 일정 통보는 한준희 위원이 언급한 3가지 덕목 어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한국 축구 위기 극복에 협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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