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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KB노협은 4년 전 설움을 잊었는가?

[머니데일리 김재현] "10년 이상 리딩뱅크였던 국민은행이 어느 순간부터 사고뭉치은행으로 전락했다. 지금 이 순간 KB금융그룹 가족만큼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절실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기본으로 전제돼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조직의 자긍심을 가지게 하고 현실을 느끼게 한다. CEO는 직원들의 자긍심과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2014년 6월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부분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에서 성낙조 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의 깊은 하소연이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 규탄 및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한스경제 김서연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 규탄 및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한스경제 김서연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이 발단이 됐다. KB사태라고 불렸다. 외부적으로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과정에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보였다. 내면으로 볼때 세력간 다툼이 확대된 결과였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CEO들의 다툼은 예상보다 충격이 컸다. 두 수장의 힘겨루기로 KB는 내부통제의 길을 잃었다.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터져 나왔다.

영업현장에서 고객들은 KB금융그룹에 대해 우려와 질타를 쏟아냈다. 이러다 은행 망하는 거 아니냐는 심각한 우스개소리까지 나왔다. 리딩뱅크를 자부하던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두 수장이 물러나면서 일단락 됐지만 KB금융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구원투수가 누구일지 KB 내부와 금융권의 기대는 컸다.

4개월 후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현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을 구원투수로 지목했다.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선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회장은 재무와 영업, 전략까지 두루 겸비한 인물로서 합리적인 업무 처리와 겸손한 리더십으로 리딩뱅크를 되찾을 수 있는 인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외압과 낙하산 없이 올곧이 내부인사였다. KB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윤 회장은 조직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윤 회장은 KB 조직안정은 물론 뛰어난 실적을 남겼다. KB지주는 작년 2조1,4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이후 5년만에 2조원의 벽을 허문 것이다. 전년 대비로는 26.2% 늘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8,60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3% 늘었다.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제 KB금융은 신한지주와 금융 대장주 1위를 놓고 접전이다. 지난 2분기 KB금융은 분기 실적 기준으로 2년여 만에 신한지주를 앞섰다. 단기적 투자 관점에서 KB금융에게 시장 전문가들은 손을 들고 있다.

윤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그룹을 빠른 시일내 안정화시켰다. 이 모든 성과는 그의 추진력에서 찾을 수 있다. 임기 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을 인수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이뤄냈다. 수익 다변화를 노린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임기는 11월 말로 끝난다. 윤 회장의 연임을 기대하면서도 그의 후임은 누구일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잃어버린 10년은 물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세웠다는 평이 나온다.

그의 연임에 KB금융조합노조협의회(KB노협)가 제동을 걸었다.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외치고 있다. 박홍배 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에서부터 KB지주 회장 후보 추천 절차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잃었다며 연일 비판이다.

최근에는 윤 회장 연임 찬반 설문에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지 못했다며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KB금융號를 이끌 수장을 선택하는 기로에 놓였다. KB금융을 이끌 회장을 뽑는 옥석가리기가 중요한 때다. 미래를 책임질 CEO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뽑아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 남았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임에도 KB노협이 단체행동으로 유독 윤 회장 하나만을 반대하고 나선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KB노협의 주장대로 의심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 노조 선거에 개입하는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지만 연임 반대의 명분이 부족하다. 의혹을 풀기 위해서 사측과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융화력을 발휘해야 한다. 현 회장을 반대하고 밀고 있는 특정 인사도 없다는 노협의 주장은 KB금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수장이 마음에 안든다고 떼를 쓰는 모양새다. 누워서 침뱉는 셈이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쌓은 공든탑을 무너뜨리고 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외부 출신 낙하산을 염두한 노협의 조직적 행동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후보를 염두해둔 단체 행동이라면 노협은 더욱 용납될 수 없다. 외풍을 막아내고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인사를 선출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노협의 몫이다. KB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놓고 윤회장의 개인 역량보다 직원들의 역량 덕분이라는 것도 논리도 약하다. 4년 전 낙하산 인사의 전횡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선장은 배가 가야 할 목적지와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 배가 산으로 갈지 목적지로 정확히 도달할 수도 있다. 되찾은 10년이 직원들의 역량일 수도 있지만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모두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KB노협은 4년 전 설움을 잊지말아야 한다.

김재현 기자  s89115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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