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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조 와해 의혹]② '전담부서 가동-어용노조 활용', 삼성과 '닮은 꼴'
정의당 추혜선 의원(왼쪽 둘째)과 한대정 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맨왼쪽) 등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정의당 추혜선 의원(왼쪽 둘째)과 한대정 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맨왼쪽) 등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머니데일리=이정인 기자] 검찰은 지난 2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삼성은 과거 노무컨설팅 업체인 ‘노무법인 창조(창조컨설팅)을 이용했던 것과 달리 ‘인하우스’(기업 내부) 컨설팅을 통해 노조 대응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또 검찰은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팀이 노조 와해 전략을 총괄 기획했고, 삼성전자와 자회사가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 이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찰이 밝힌 ‘노조 설립기 삼성그룹 노사전략’에는 비상상황실 설치, 문제인력 밀착 관리, 조기 와해 시도 전략이 담겨 있다.

실행계획에는 상황실을 거점으로 한 노조 대응, 그룹-본사와 상황 공유 및 대책 수립, 조합원 사찰, 노조 관련 문서를 불온문서로 규정, 조합원 탈퇴-노조 내부 분열 유도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었다.

◇ 포스코도 전문 조직·인력 통해 노조 와해 작업

이번에 드러난 포스코의 노조 와해 공작도 삼성과 닮아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노무협력실 산하에 노사문화그룹을 신설했다. 추 의원과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노사문화그룹은 노조와해문건을 작성하고 노조 무력화를 위한 공작을 펼쳤다.

노사문화그룹이 작성한 문건에는 강성노조 규정, 일반 직원 사칭 부정적 여론 확산 등 새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새노조를 직원들 사이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직원들로부터 고립시켜 노조 무력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사측이 노무 인력을 보강해 새 노조 설립에 관련한 의견이 오갔던 오픈 카톡방을 감시하고, 새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퍼트리기 위한 작업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전담부서 주도하에 공작이 이뤄졌다는 점, 노조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조성 등 삼성과 포스코의 노조 와해 공작은 비슷한 모양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개된 문건을 자세히 보면 노무조직의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기존에 사실상 무노조 경영과 다름없었던 상황에서 노조 설립과 함께 회사에서도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야 하고 필요한 업무를 보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김수현 검찰 공공형사수사부 부장검사가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공작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김수현 검찰 공공형사수사부 부장검사가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공작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어용노조 설립·지원으로 새 노조 활동 방해 공작

포스코 새 노조 측에서 입수한 노사문화그룹 작성 문건에는 ‘새 노조 배제, 기존 노조 지원 방안’도 담겨있었다. 포스코에는 1988년에 만들어진 기존 노조가 있다. 이 노조는 한 때 조합원 수가 3만여명에 이르는 대형 노조였지만 사측의 노조 와해 작업과 집행부의 비리로 현재는 9명의 조합원만 남은 상태다.

포스코 사측은 기존 노조를 단체교섭권을 가진 노조로 키우기 위해 카드와 활동비, 전임 지원까지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노조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사측은 ‘비대위 가입 우수 부서 발굴 홍보 전략' 등을 통해 전사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교섭 파트너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짜는 등 ‘새노조 무력화와 어용노조 지원육성 시나리오’를 추진했다.

삼성 역시 과거 어용노조를 통한 새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13년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르면 삼성은 2011년 에버랜드 노동자 4명이 노조(삼성지회)를 설립하기 전에 급하게 어용노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용노조 설립 1주일만에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새 노조의 활동을 무력화했다.

삼성은 2011년 복수 노조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노조가 설립될 조짐이 보이면 어용노조를 급조해 설립 신고를 먼저 행하는 방법으로 새 노조 설립을 방해했다.

검찰이 지난 4월 삼성전자 인사부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노조 와해 문건에도 어용노조를 설립, 노조원 부당 발령, 노조 간부 감시·사찰 등 노조 탄압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삼성과 포스코는 공통적으로 어용노조를 이용해 새 노조 설립과 활동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측은 '어용노조를 통해 새 노조를 와해하려고 한다'라는 의혹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최근 삼성 노조 와해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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